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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 8. 3. 11:09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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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병동
                                                                      신해욱 著


당신은 하얀 사람.
입술도 하얗고 발자국도 하얗군요.
아주 사뿐히 걸어가도
복도와 계단은 당신에게 물들어요.
맑은 국수를 당신은
즐겨 먹기도 하는데요.
이름이 뭐예요.
정말로 당신은 하얗군요.
밀랍과 석고를 섞어
커다란 날개를 만들어 드릴까요.
이불이 펄럭이네요.
나의 이마를 만져주세요.
당신의 손에만 닿으면
이름도 색깔도 전부 가라앉죠.
가볍게 나를 덮고
당신은 더욱 더 하얀 사람.
나는 이미 눈이 멀었어요.
당신만 이렇게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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