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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ORPG 로그와 좋아하는 시를 위주로 한 백업이 주로 올라옵니다. 티알 로그 백업의 경우 티스토리 스킨 호환을 위해 따로 잠금을 걸어 놓지 않으니 스포일러에 유의해 주세요. 논란이 있는 시인의 시는 피하고 싶습니다. 댓글로 제보해주실 경우 감사히 반영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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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ICE NEW

    2022.07.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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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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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 당신 허연 著 어떻게 검은 내가 하얀 너를 만나서 함께 울 수 있겠니 죄는 검은데 네 슬픔은 왜 그렇게 하얗지 드물다는 남녘 강설의 밤. 천천히 지나치는 창밖에 네가 서 있다 모든 게 흘러가는데 너는 이탈한 별처럼 서 있다 선명해지는 너를 지우지 못하고 교차로에 섰다 비상등은 부정맥처럼 깜빡이고 시간은 우리가 살아낸 모든 것들을 도적처럼 빼앗아 갔는데 너는 왜 자꾸만 폭설 내리는 창밖에 하얗게 서 있는지 너는 왜 하얗기만 한지 살아서 말해달라고? 이미 늦었지 어떻게 검은 내가 하얀 너를 만나서 함께 울 수 있겠니 재림한 자에게 바쳐졌다는 종탑에 불이 켜졌다 피할 수 없는 날들이여 아무 일 없는 새들이여 이곳에 다시 눈이 내리려면 20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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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당신_허연 NEW

    2022.09.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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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 6번째 신 대멸종 최백규 著,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수록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꽃이 추락하는 날마다 새들은 치솟는다는 소문이 떠돌고 창밖엔 하얀 유령들만 날렸다 네평 남짓한 공간은 눈이 흩어진 개의 시차를 앓고 핏줄도 쓰다듬지 못한 채 눈을 감으면 손목은 펜 위로 부서지는 파도의 주파수가 된다 그럴 때마다 불타는 별들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구나 살아있는 동안 심장 끝에서 은하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안다 늙은 항성보다 천천히 무너져가는 지구라면 사각의 무덤 속에는 더러운 시가 있을까 흙에서 비가 차오르면 일 초마다 꽃이 지는 순간 육십 초는 다음 해 꽃나무 퍼지는 담배 향을 골목에 앉아있는 무거운 돌이라 생각해보자 얼어붙은 명왕성을 암흑에 번지는 먼 블랙홀이라 해보자 천국은 두 번 다시 공..

  • 서시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수록, 한강 著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도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시 모음집

    서시_한강 NEW

    2022.08.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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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왕성에서 온 편지 장이지 著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여기 하늘엔 네가 어릴 때 바닷가에서 주웠던 소라 껍데기가 떠있어 거기선 네가 좋아하는 슬픈 노래가 먹치마처럼 밤 푸른빛으로 너울대 그리고 여기 하늘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마다 찾아와 안부를 물어 있잖아, 잘 있어? 너를 기다린다고, 네가 그립다고 누군가는 너를 다정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네가 매정하다고 해 날마다 하늘 해안 저편엔 콜라병에 담긴 너를 향한 음성 메일들이 밀려와 여기 하늘엔 스크랩된 네 사진도 있는걸 너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어 그런데 누가 넌지 모르겠어 누가 너니?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메일들이 오로라를 타고 이곳 하늘을 지나가 누군가 열없이 너에게 고백하던 날이 지나가 너의 포옹이 지나가 겁이 난..

  • 춤의 독방 이혜미 著 나는 이제 막 절망하기를 마친 사람. 무엇의 중심도 되지 않으려 너의 손을 잡고 경쾌하게 돌고 돈다 흐린 장막이 펼쳐진다. 두렵지 않니? 서로 다른 몸이 하나의 시간에게 벌이는 일이. 두근대지 않니? 저 수많은 점들이 편재하며 사람에게 문양을 허락하는 일이. 그것들 별자리를 이룰 줄 알았는데. 잘못 그어준 선들이 서로를 깊이 추워한다. 나는 무엇이라도 붙잡고 흐르는 자, 문장이 아닌 척 노래 속으로 스며들면 너의 불신은 얼마든지 나의 양식이 된다. 이 음악이 끝나더라도 홀로 있는 한 너와 나는 완벽해진 한 쌍. 아름다운 그림자를 가지기 위해 서로를 배제하는 법을 익혔지. 그것을 너는 소용되지 않는 말들로 이루어진 행성이라 했지만, 나는 그 어둠에 손을 담근 채 떠나갈 수 있을 것이라..

    시 모음집

    춤의 독방_이혜미 NEW

    2022.08.1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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