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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ICE NEW

    2022.07.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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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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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회귀선에서 온 소포 북회귀선에서 온 소포 수록, 허연 著 때늦게 내리는 물기 많은 눈을 바라보면서 눈송이들의 거사를 바라보면서 내가 앉아 있는 이 의자도 언젠가는 눈 쌓인 겨울나무였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추억은 그렇게 아주 다른 곳에서 아주 다른 형식으로 영혼이 되는 것이라는 괜한 생각을 했다 당신이 북회귀선 아래 어디쯤 열대의 나라에서 오래전에 보냈을 소포가 이제야 도착했고 모든 걸 가장 먼저 알아채는 건 눈물이라고 난 소포를 뜯기도 전에 눈물을 흘렸다 소포엔 재난처럼 가버린 추억이 적혀 있었다 하얀 망각이 당신을 덮칠 때도 난 시퍼런 독약이 담긴 작은 병을 들고 기다리고 서 있을 거야. 날 잊지 못하도록, 내가 잊지 못했던 것처럼 떨리며 떨리며 하얀 눈송이들이 추억처럼 죽어가고 있었다

  • 절벽 이상 著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墓穴)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꽃이ㅡ보이지도않는꽃이.

    시 모음집

    절벽_이상 NEW

    2023.07.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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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일기 중독 수록, 김박은경 著 따귀를 한 대 갈기다 보면 안고 싶고 이제 그만 안녕, 하다 보면 어머 안녕, 하고 싶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다 보면 어쩌다 그럴 수도 있을 거 같고 셀 수 없이 많은 이유들을 대려면 셀 수 없이 많은 핑계들이 생겨나고 진실처럼 보이는 진실과 진실인 진실, 고통처럼 보이는 고통과 고통인 고통, 죽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로 죽고 싶지는 않고 살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로 살았던 적 없고, 죽고 싶은데 누가 자꾸 살려놓는 거니 살고 싶은데 왜 목을 조르는 거야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아니,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거 맞잖아 고백은 뻔해서 아무도 안 믿는다 유서는 약발 떨어졌다 울고 소리쳐도 벽에 머리를 박아도 달라지지 않는다 높은 데서 떨어져도 괴물처럼 살아날 거다 그래..

  • 새벽에 들은 노래 3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수록, 한강 著 나는 지금 피지 않아도 좋은 꽃봉오리거나 이미 꽃잎 진 꽃대궁 이렇게 한 계절 흘러가도 좋다 누군가는 목을 매달았다 하고 누군가는 제 이름을 잊었다 한다 그렇게 한 계절 흘러가도 좋다 새벽은 푸르고 희끗한 나무들은 속까지 얼진 않았다 고개를 들고 나는 찬 불덩이 같은 해가 하늘을 다 긋고 지나갈 때까지 두 눈이 채 씻기지 않았다 다시 견디기 힘든 달이 뜬다 다시 아문 데가 벌어진다 이렇게 한 계절 더 피 흘려도 좋다

  • 타오르는 노래 이이체 著 내 것이 아닌 이명(耳鳴)이 내 귀를 환하게 밝힌다 들을 수 있으나 노래할 수는 없는 선율 계속 들리는 선율이 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단 한 번 들었다는 기억만 남아 울린다 들었다는 기억이 들려오는 선율보다도 선명한 혼자 타오르기만 하는 노래. 귓속은 깊어지면서 나를 늙게 했고, 듣기만 할 뿐 노래할 수 없다는 죄책감을 닮은 무력감이 나를 죽지 못하게 한다. 아름다워서 숨이 막힐 치사량의 음악에 내 호흡은 뒷걸음질 치며 서서히 미쳐가는 것이다. 노래가 다 타버린다면 선율은 이석(耳石)처럼 굳건한 사상(思想)으로 남을 것이다.

TR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