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버리다 마경덕 著 빗소리가 나를 지워버렸다 늘 있었고 어디에도 없는, 너를 만지다가 아득한 슬픔에 털썩, 무릎을 꿇기도 했다 밤새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 데도 닿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너에게 감염된 그때, 스무 살이었고 한 묶음의 편지를 찢었고 버릴 데 없는 슬픔을 내 몸에 버리기도 하였다
시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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