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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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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거운 편지 황경신 著 편지를 쓸까 했어요 무슨 말로 시작할까 생각했어요 생각을 하다보니 해야 할 말도 없고 하고 싶은 말도 없었어요 난 잘 지내기도 하고 못 지내기도 해요, 라는 말도 웃기죠 아무 내용도 없잖아요 잘 지내요? 라는 질문도 이상하죠 못 지낸다고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는데 잘 지내세요. 도 그래요 사실 난 당신이 좀 못 지내면 좋겠거든요 하지만 그런 소릴 할 수는 없죠 난 잘못한 것도 없이 우스운 사람이 되어버렸고 이제 와서 그걸 바로잡을 수도 없는데 마음이 어떻든 뭐가 바뀌겠어요 잔인하죠? 이게 우리의 미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