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음표
조혜은 著
네가 죽었을 때, 나는 옅은 색 후회를 했지. 길어진 밤이 우리의 배를 관통했지. 우리의 불행을 상의하지 않고 통보했다는 이유로 너는 화를 냈고, 가족들은 우리가 만났다는 이유로 우리의 불행을 관조하다 조롱했지. 우리는 외롭고 희미한 길에서 끔찍한 적응을 하려고 만났지. 잊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게 힘들어서 잊히기 위해 노력하고.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지. 하지만 돌아가면 적응할 길이 없어.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한 분장을 해야 했지. 너무나 사랑해서 막다른 골목이 되었고, 찾을 길 없는 사진이 되었지. 찾아서 바라보다가 지금의 우리를 잊고, 내가 당신을 모르면 안 되겠습니까? 우리는 뼛속부터 불친절했지. 하지만 나는 당신을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서로를 증오하다 살이 녹아내렸지. 행복은 지속되지 않아. 처음 만난 당신이 말했지. 당신은 누구세요? 낯선 네가 자꾸 내 머릿속에 음영을 남기지. 우리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잃어가며, 네가 죽었을 때, 나는 옅은 색 후회를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