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의 노래
박지혜 著
그녀의 화단에서 소꿉놀이를 하며
아무도 없는 바다 위의 하얀 깃발을 그리며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눈송이처럼 하얘지며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그의 책들을 꺼내 읽으며
하염없는 문장 속에서 나오지 않으며
없는 사랑 없는 아름다움에 빠져 들어가며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하나의 감정에 하나의 감정에 하나의 감정이
비올라의 검은 지판 위에 아름다운 왼손이
말총으로 만들어진 활에 아름다운 오른손이
도솔레라 도솔레라 활털은 시베리아 말총이 좋아요
개방현 소리가 좋아 악보 없이 온종일 활을 그었다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는 어렵지요
운지법을 기록하고 말할 수 없는 감정을 기록하고
감정에 실패하고 감정의 기록에 자주 실패하고
나는 점점 말하는 법을 잊어가고
이대로 말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데
물고기 호흡을 연습합니다
말하지 않는 말이 달려갑니다
소리 없는 목소리로 말하고
뜻 없는 신호처럼 말하고
감정적인 종이가 떨고 있습니다
구름과 구름이 언덕을 펼칩니다
운지법부터 말할 수 없는 감정까지
헐벗은 말이 헐벗은 말을 쌓고
초연한 나무와 초연한 나무를 기다리고
하나의 감정에 하나의 감정에 하나의 감정이
오래오래 해를 보았다
그에게 음악을 들려주었다
할머니와 커피를 마셨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이 혼자 걸어가는 밤
아이들은 각자의 언덕을 그리며 완벽한 꿈을 꾸었다
아득한 언덕이 펼쳐진다
풍경을 질투하고 죽은 사람을 사랑했다
다른 말을 기다렸다
불가능한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