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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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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사막에 뜨는 별

                                                                                                   다정한 호칭 수록, 이은규 著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다

꿈꿔야 할 문장은
잠언이 아닌, 모래바람을 향해 눈뜰 수 있는
한 줄 선언이어야 할 것
사막 쪽으로 비껴 부는 바람

꿈으로도 꿈꾸던 달의 계곡 지나 이국의 마을
바다에서 솟아오른 사막이 있다
당신은 물을까, 왜 소금사막이어야 하는지

만약 그리움이라는 지명이 있다면
비 내린 소금사막에 비치는 구름 근처일 것이다
끝없이 피어올라도
다시 피어오를 만큼의 기억을 간직한 구름

빗물 고인 소금사막에 떠 있는 기억의 신기루
그 풍경을 손에 담으면 구름을 간직할 수 있을까
간직을 꿈꾸게 하는 이름들
구름과 당신이 같은 종족임을 말하지 않겠다

소금사막에 밤이 오면
별, 하늘을 찢고 나온 고통 한 점
노래 쏟아지는 별빛에 살갗이 아플까
당신은 이불깃을 끌어당기며 움츠리겠지
다독이다 뒤척이다
럼주를 구하러 마을을 기웃거리면
문득, 골목 끝 비상약 파는 가게에서
발효된 사탕수수 향을 맡게 되겠지
운명은 종종 독주를 비상약으로 처방하고
그 밤 우리의 감행에 동의하는 이들이 있을까

버리는 가자는 말보다
다만, 두고 가자
잠언에 시달리다 감행을 포기하는 당신이라면
영원을 기다린 선언은 소금알갱이로 부서지겠지
당신에게 소금사막은 여러 지명 중 하나

저만치 비상약이 보이는
밤의 창문을, 서성이다 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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