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다락
최현우 著
절박해 보여
아니, 배가 고픈가?
저 눈동자는
아래로 흐르려나
지겨워 보여
재미없나?
그런 건 아니래
미안하다며 돌아간다
너무 많은 시를 쓰느라
마음을 잃었구나
서글퍼 보여
아니, 이젠 믿음이 없나?
말조심해
증오와 긍휼을 착각하는 자야
닳아 없어지는 생활에
지문이 궤적을 남긴다
이걸로는 아무것도 씻을 수 없지
저 찰기 없이 마른 손바닥을 봐
수많은 금을 만든 채로
불쑥 들어온다
부서져 보여
아니, 억지로 붙여 놓은 듯이
안아 달라고 말해
묶고 꺾고 묻히고 닦아 달라고 말해
잡고 놓지 말라고 말해
차라리 구해 달라고 말해
내 영혼의 깊은 바닥
당신의 정수리가 보입니다
저희 노래가 들리십니까
필요 없어?
쉿,
누군가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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