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애인에게
한상현 著
약속해.
새하얗게 지새는 밤을 새까맣게 잊어버릴 저 아침까지 나는 얌전히 허물어질게.
오늘 밤 저 달빛이 어디에 떨어지든지 새푸른 그 자리 찾아가 내 전부를 쩔그렁 던져둘게.
새벽이 오기 전에 뿌리내리고, 형편없이 일렁이는 그리움 차게 식혀 온몸을 적시고 새하얀 네 손이 나를 온통 헤집어 볼 때까지 영양 무해한 여름으로 남아있을게.
비처럼 찾아올 너 하나 기다리며 천천히 살아있을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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