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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 8. 2. 08:55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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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안미옥 著

 

 

모았던 손을 풀었다 이제는 기도하지 않는다

화병이 굳어 있다
예쁜 꽃은 꽂아두지 않는다

멈춰 있는 상태가 오래 지속될 때의 마음을
조금 알고 있다

맞물리지 않는 유리병과 뚜껑을
두 손에 쥐고서

말할 수 없는 마음으로 너의 등을 두드리면서

부서진다
밤은 희미하게

새의 얼굴을 하고 앉아

창 안을 보고 있다

노래하듯 말하면 더듬지 않을 수 있다
안이 더 밝아 보인다

자주 꾸는 악몽은 어제 있었던 일 같고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를 듣고 있을 때

물에 번지는 이름
살아 있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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