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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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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온갖 것들의 낮 수록, 유계영 著

 

거리의 모든 사람들아

너는 벗겨지고 흰 깃발이 드러난다

너는 벗겨지고 바깥에서 문 잠그는 소리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희가 잠자코만 있어 준다면

미래에서 온 시간 여행자의 귀를 만져 본다면

이런 느낌일 거야

방향을 멈춘 깃발의 긴장

너도 나도 다 가진 비밀이라면

난 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봐, 이렇게 쉬운 평화

거리의 모든 사람들아

너는 외계의 메시지이고

너는 우주와의 시차이다

양산 속의 꽃무늬가 지르는 비명 때문에

나는 인상을 쓰고야 만다

우리가 사랑한 계절에는

아무 이름도 붙일 수 없는 것

태양이면서도 태양이 아닌 것 때로는

태양이기만 한 것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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