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날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수록, 한강 著
아프다가
담 밑에서
하얀 돌을 보았다
오래 때가 묻은
손가락 두 마디만 한
아직 다 둥글어지지 않은 돌
좋겠다 너는,
생명이 없어서
아무리 들여다봐도
마주 보는 눈이 없다
어둑어둑 피 흘린 해가
네 환한 언저리를 에워싸고
나는 손을 뻗지 않았다
무엇에게도
아프다가
돌아오다가
지워지는 길 위에
쪼그려 앉았다가
손을 뻗지 않았다
'시 모음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시_한강 (0) | 2022.08.02 |
---|---|
효에게. 2002. 겨울_한강 (0) | 2022.08.02 |
가을, 그리고 겨울_최하림 (0) | 2022.08.02 |
새벽에 들은 노래 3_한강 (0) | 2022.08.01 |
해부극장 2_한강 (0) | 2022.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