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이상 著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墓穴)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꽃이ㅡ보이지도않는꽃이.
'시 모음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부동자에게_류성훈 (0) | 2023.07.03 |
---|---|
지구 6번째 신 대멸종_최백규 (0) | 2023.07.03 |
몸살_김선우 (0) | 2023.07.03 |
빛의 다락_최현우 (0) | 2023.07.03 |
크레이터_하린 (0) | 2023.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