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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노래 1

카테고리 설명
  • 밤의 노래 황인숙 著 너는 그것이 어둠이 끌리는 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어둠 속에서 무엇이 끌리는지? 너는 그것이 바람이 끌리는 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바람 속에서 무엇이 끌리는지 내 심장에서 꺼낸 밤을 비단 손수건처럼 펼친다 아주 작은 수천의 비단 손수건들의 파동으로 나는 네 베개 위에서 잠든 너를 내려다본다 나는 너를 만질 수 없다 보고 또 볼 뿐 너는 단지 네 머리에 눌린 자국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그 자국에 닿아 있는 내 무릎 자국을?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꿈보다 더 허망한 것이었을망정 내 심장에서 느티나무 같은 밤이 자란다 너를 향해 내 발바닥엔 잔뿌리들 간지러이 뻗치고 너를 만지고 싶어서 내 모든 팔들에 속속 잎새들 돋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