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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ORPG 로그와 좋아하는 시를 위주로 한 백업이 주로 올라옵니다. 티알 로그 백업의 경우 티스토리 스킨 호환을 위해 따로 잠금을 걸어 놓지 않으니 스포일러에 유의해 주세요. 논란이 있는 시인의 시는 피하고 싶습니다. 댓글로 제보해주실 경우 감사히 반영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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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ICE NEW

    2022.07.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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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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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UFO 박선경 著 비가 온다 시작도 알 수 없이 대기의 틈새로 흘러가는 빗줄기의 한 부분을 나는 달리고 있다 차창 밖으로 쏟아지는 빗방울 저 끝에서 열기를 잃은 쓸쓸한 빛의 입자들이 눈부시게 반짝, 그러나 나는 이미 흘러가고 없다 끝없이 하강 중이던 너는 어디로 갔을까 우린 서로의 신호를 알아보지 못하고 쓸쓸히 떠나버린 우주선, 잠시 마주친 서로의 이미지를 통과하는 중 빗방울 눈부신 은빛으로 오네 손을 흔들며 멈춰 서있네 작은 행성처럼 내 안에 있던 너의 이름들이 역류하네 일만 광년의 거리에서 일어나는 별의 폭발, 눈부신 파편들이 저마다 홀로 타오르며 사라져가네 나는 온 힘을 다해 말하네 네가 가고 있는 그곳에 나 좀 데려다줄래 나는 공중에 머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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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UFO_박선경 NEW

    2022.08.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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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의 노래 황인숙 著 너는 그것이 어둠이 끌리는 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어둠 속에서 무엇이 끌리는지? 너는 그것이 바람이 끌리는 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바람 속에서 무엇이 끌리는지 내 심장에서 꺼낸 밤을 비단 손수건처럼 펼친다 아주 작은 수천의 비단 손수건들의 파동으로 나는 네 베개 위에서 잠든 너를 내려다본다 나는 너를 만질 수 없다 보고 또 볼 뿐 너는 단지 네 머리에 눌린 자국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그 자국에 닿아 있는 내 무릎 자국을?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꿈보다 더 허망한 것이었을망정 내 심장에서 느티나무 같은 밤이 자란다 너를 향해 내 발바닥엔 잔뿌리들 간지러이 뻗치고 너를 만지고 싶어서 내 모든 팔들에 속속 잎새들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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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의 노래_황인숙 NEW

    2022.08.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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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화과 숲 황인찬 著 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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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화과 숲_황인찬 NEW

    2022.08.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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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병 김재진 著 그 무엇에라도 절실할 수 있다면 좋겠다 단 한 번만이라도 모든 것 다 바쳐 사랑할 수 있다면 좋겠다 비 그친 뒤 쏟아내는 나무 향기에 숨막혀 질식해 죽을 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꽃 보기 위해 왔다 가는 가을햇볕처럼 파리하고 텅 비어 있는 세월 시드는 것들이 싫어 화병에 아무 것도 꽂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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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병_김재진 NEW

    2022.08.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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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바이벌 오은 著 우리 중 하나는 이제 떨어진다는 거죠? 우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하나만 중요했다 살다의 반대말은 죽다가 아니야 떨어지다지 내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누군가는 떨어졌다는 것이다 오늘부로 너는 우리에게서 이탈하게 된다 우리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된다 감정은 수용성이라 떨어진 자는 떨어져서 울고 떨어지지 않은 자는 떨어지지 않아서 운다 편성표가 말한다 슬퍼할 시간을 딱 일주일 주겠다 그 사이 지난주에 네가 살아서 열광하던 사람들이 너를 집요하게 비난할지도 모른다 너는 갈수록 가볍고 희미해질 것이다 네가 없는데도 남은 자들은 우리를 만든다 취향은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비슷한 것이 하나 없는데도 살아남았으니까 일주일 동안 우리는 함께 슬퍼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규모는 점점 작아진다 하나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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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바이벌_오은 NEW

    2022.08.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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