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錄

NOTICE

  • 아직 작성된 글이 없습니다.

  • ◆ ◆ ◆ ORPG 로그와 좋아하는 시를 위주로 한 백업이 주로 올라옵니다. 티알 로그 백업의 경우 티스토리 스킨 호환을 위해 따로 잠금을 걸어 놓지 않으니 스포일러에 유의해 주세요. 논란이 있는 시인의 시는 피하고 싶습니다. 댓글로 제보해주실 경우 감사히 반영합니다. ◇ ◇ ◇

    공지

    NOTICE NEW

    2022.07.18 14:32
    댓글 0

Love Poem

  • 아직 작성된 글이 없습니다.

  • 수몰지구 전윤호 著 자꾸 네게 흐르는 마음을 깨닫고 서둘러 댐을 쌓았다 툭하면 담을 넘는 만용으로 피해 주기 싫었다 막힌 난 수몰지구다 불기 없는 아궁이엔 물고기가 드나들고 젖은 책들은 수초가 된다 나는 그냥 오석처럼 가라앉아 네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 하지만 예고 없이 태풍은 오고 소나기 내리고 흘러넘치는 미련을 이기지 못해 수문을 연다 콸콸 쏟아지는 물살에 수차가 돌고 나는 충전된다 인내심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기를 꽃 피는 너의 마당이 잠기지 않기를 전화기를 끄고 숨을 참는다 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

    시 모음집

    수몰지구_전윤호 NEW

    2022.08.12 11:19
    댓글 0
  • 착각 당신이 빛이라면 수록, 백가희 著 너를 사랑한 이후부턴 세상이 내가 어디까지 나약해질 수 있을까 하는 실험 중 같다 한 사람으로 이렇게 휘청이기도 했다 세상의 전체가 당신으로 보이기도 했다 첫사랑이었다

    시 모음집

    착각_백가희 NEW

    2022.07.22 14:36
    댓글 0
  • 이름 없는 애인에게 한상현 著 약속해. 새하얗게 지새는 밤을 새까맣게 잊어버릴 저 아침까지 나는 얌전히 허물어질게. 오늘 밤 저 달빛이 어디에 떨어지든지 새푸른 그 자리 찾아가 내 전부를 쩔그렁 던져둘게. 새벽이 오기 전에 뿌리내리고, 형편없이 일렁이는 그리움 차게 식혀 온몸을 적시고 새하얀 네 손이 나를 온통 헤집어 볼 때까지 영양 무해한 여름으로 남아있을게. 비처럼 찾아올 너 하나 기다리며 천천히 살아있을게. 안녕.

  • 지구 6번째 신 대멸종 최백규 著,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수록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꽃이 추락하는 날마다 새들은 치솟는다는 소문이 떠돌고 창밖엔 하얀 유령들만 날렸다 네평 남짓한 공간은 눈이 흩어진 개의 시차를 앓고 핏줄도 쓰다듬지 못한 채 눈을 감으면 손목은 펜 위로 부서지는 파도의 주파수가 된다 그럴 때마다 불타는 별들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구나 살아있는 동안 심장 끝에서 은하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안다 늙은 항성보다 천천히 무너져가는 지구라면 사각의 무덤 속에는 더러운 시가 있을까 흙에서 비가 차오르면 일 초마다 꽃이 지는 순간 육십 초는 다음 해 꽃나무 퍼지는 담배 향을 골목에 앉아있는 무거운 돌이라 생각해보자 얼어붙은 명왕성을 암흑에 번지는 먼 블랙홀이라 해보자 천국은 두 번 다시 공..

  • 밤의 노래 황인숙 著 너는 그것이 어둠이 끌리는 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어둠 속에서 무엇이 끌리는지? 너는 그것이 바람이 끌리는 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바람 속에서 무엇이 끌리는지 내 심장에서 꺼낸 밤을 비단 손수건처럼 펼친다 아주 작은 수천의 비단 손수건들의 파동으로 나는 네 베개 위에서 잠든 너를 내려다본다 나는 너를 만질 수 없다 보고 또 볼 뿐 너는 단지 네 머리에 눌린 자국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알았니 그 자국에 닿아 있는 내 무릎 자국을?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꿈보다 더 허망한 것이었을망정 내 심장에서 느티나무 같은 밤이 자란다 너를 향해 내 발바닥엔 잔뿌리들 간지러이 뻗치고 너를 만지고 싶어서 내 모든 팔들에 속속 잎새들 돋아난다

    시 모음집

    밤의 노래_황인숙 NEW

    2022.08.12 11:54
    댓글 0

TRPG